잡담/IT수다2012. 7. 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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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가을 OO 일보에 기고한 연재를 재구성하여 개제하였습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시장에서 장을 보게 되면 비싸다고 가끔 버스를 몇 번 갈아타시고 도매시장에 가서 물건을 싸게 구매하시곤 했었다. 어릴 때는 그런 어머니를 따라 시장 나들이하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더 이상 싼 물건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지 않는다. 이미 인터넷 쇼핑이라는 것이 생활화 되어서 마우스 클릭 몇 번이면 가장 싼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런 인터넷 쇼핑을 비웃는 더 똑똑한 쇼핑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이른 바 ‘소셜 커머스’라고 하는 새로운 소비의 형태가 그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단말기가 활성화되고, 트위터,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붐을 이루면서 이런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매개로 한 소비패턴이 바로 ‘소셜 커머스’이다.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소셜 커머스 회사가 미국의 회사에 높은 가격으로 인수되면서 국내 벤처사업의 붐을 다시 한 번 불러 일으키고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무튼, 요즘 젊은이들과 인터넷에 조금만 관심을 두고 있는 사용자라면 이 ‘소셜 커머스’ 서비스를 너무도 똑똑하게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셜 커머스의 역사는 판단하는 사람들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지만, W사에서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은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면서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이후 채 1년도 안 되는 기간동안에 3백여 업체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소셜 커머스의 전성시대가 열리기 시작했고, 국내 업체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속속 우리나라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현재는 약 5백여 소셜 커머스 업체가 성행 중에 있다.

 

  일반적인 인터넷 쇼핑의 상품들은 물론, 주변 식당 메뉴, 올랫길 여행, 치과 치료, 심지어 병영 체험과 같은 독특한 상품까지 소셜 커머스에 올라오면서 발빠른 소비자들은 너무 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소셜 커머스가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원래 소셜 커머스의 목적은 소셜 네트워크 상의 친구들과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좋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주고 받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소비의 형태였으나, 지금의 소셜 커머스는 결국 소셜은 온데간데 없이 커머스만 남아 있는 기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와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 원하는 식당이나 서비스를 안내해 주는 것이나 하루에 단 하나의 상품에 대해서 소셜 네트워크 상의 친구들과 상품의 특징을 서로 논의하면서 물건을 사거나 알려주고, 또는 경매 방식으로 가격을 정하게 되는 소셜 커머스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는 서비스들도 물론 있지만, 요즘 주위에서 보는 소셜 커머스는 단순히 공동 구매와 전혀 다를 바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싸게 사는 듯 하지만, 판매하는 판매자들은 그에 따른 출혈이 불가하게 되고, 결국 소비자들도 제대로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 소셜 커머스 시장 전체에 대한 안 좋은 시각이 팽배해 지고 있다. 심지어, 소셜 커머스 업체들의 무분별한 영업으로 중소 사업자들은 소셜 커머스로 인해 폐업을 하게 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게 되어 사회 문제화 되기도 했었다.

 

  얼마 전에는 소셜 커머스 업체끼리 회원 유치가 과열 경쟁되어 사행성을 조성하는 이상한 TV 광고까지 나오게 되어 소비자를 우롱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어 질타를 받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 소셜 커머스는 바람직한 경제 활동임에는 분명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지금과 같이 복잡한 유통 구조 속에서 소비자와 판매자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연결되어 정보를 공유하고 유통 마진을 줄여 좋은 물건을 싸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요즘 이슈화 되고 있는 공정 무역, 착한 소비 활동에 소셜 커머스에 거는 기대는 굉장히 크다. 국지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농촌과 도시가 직거래 하면서 재화를 재분배하여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범 세계적으로는 어려운 국가에서 만든 물건들은 세계적인 유통 채널을 가지고 있는 선진국의 대기업들이 헐값에 매입해 자기들의 이익을 잔뜩 붙여 다른 나라에 팔고 있는 지금의 무역 시스템에서 소셜 네트워크는 결코 대규모 유통 채널을 가지지 않고도 개발 도상국의 양질의 상품들이나 농수산물을 사고 팔 수 있는 장터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 자립도가 높지 못한 작은 교회들이 많은 시골 지역에서는 대도시의 큰 교회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한 소셜 커머스가 분명 가능할 것이다.

 

  보다 시선을 넓힌다면 전세계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보다 이런 트렌드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여 젊은 선교사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그들에게 가르침과 동시에 그들의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경제활동에의 도움을 줄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기에 우리 교회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런 소비 활동들을 수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라하신 말씀에 따라 서로 현명하게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바로 소셜 커머스의 기본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김동석 (@daroo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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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니엘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