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IT수다2012. 6. 1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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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 가을 OO 일보에 기고한 연재를 재구성하여 개제하였습니다.

 

  ‘소셜네트워크’라는 단어가 인터넷과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한지 벌써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교회에서는 아직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어쩌면 교회들은 왜 세상의 유행에 휩쓸려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지 못해 큰 물결을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많은 기업들이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 관계 관리)’라는 말을 흔히 사용했었다. 사실 ‘CRM’이란 그리 어렵거나 거창한 개념의 마케팅 용어가 아니라, 교회에서 일상화된 교적, 구역, 조직 활동을 경영학자적 관점에서 정리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새신자가 교회에 나오면 그 분의 교적을 작성하여 관리하고 사는 구역, 나이, 환경에 따른 조직에 가입되어 함께 공부하고 기도하면서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믿음을 바로 세우는 것을 기업이 고객을 관리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이미 많은 경제학자들이 초기 마케팅의 개념들이 교회에서 나왔다고 믿고 있으니,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닌 것같다.

 

  그러나 최근에는 ‘CRM’ 만으로 고객도, 새로운 성도도 만족시킬 수 없게 됐다. 세상에는 더 재미있고, 더 신나고, 더 좋은 것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 제품에만 만족하라고 하는 것은, 우리 하나님과 함께 하자고 하는 것은 너무 경쟁력 없는 외침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소셜 CRM’ 이라는 것도 생겨나고, 말 만들기 좋아하는 학자들은 ‘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고객 경험 관리)’라는 개념도 탄생시켰다. 이 또한 교회에서는 그렇게 낯선 개념은 아닐듯 하다.

 

  교회는 새신자와 교적만을 가지고 관계를 맺지 않는다. 새신자부와 구역원들이 성심껏 자신의 경험들을 알려주며 교회에 적응하도록 도와주고, 목회자는 심방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갖게 된다. 또한 함께 중보기도하고, 더 나아가 친교를 통해 가족과 같은 편안함을 나누게 되는 것, 이것이 소위 말하는 ‘소셜 CRM’이고 ‘CEM’의 근본 내용이다. 기업이 얼마나 고객을 소중히 여기며 보다 나은 삶을 누리도록 하는지 알게 함으로써 그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내고 구매력까지 증대시키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는 교회들에게 어려운 신기술이 아닌 이미 오랜 세월을 거쳐 내려오는 신앙생활의 방식이다. 항상 소통하고, 나누고, 중보기도하는 일은 우리가 교회학교 시절부터 배워 온 것들이다. 오랜 동안 교회는 세상을 이끌어 왔다. 마케팅이라는 학문의 역사가 교회였던 것처럼 예술적, 문화적, 기술적인 많은 것들이 교회에서 시작됐다.

 

  소셜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우리 교회의 현명한 모습은 그것이 오래 전부터 신앙 본연의 모습이었음을 깨닫고 잘 적용하는 것이리라. 조금 소원했던 사람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다가가 보자. 그냥 문자 한 통도 좋다. 앞에서는 차마 말하지 못했던 많은 진솔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교인과 교인 간에도, 목회자와 교인 간에도 물리적,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최소화해주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김동석 (@daroo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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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니엘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