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IT수다2012. 7. 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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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가을 OO 일보에 기고한 연재를 재구성하여 개제하였습니다.

 

 

  하루에도 수백개의 서비스가 탄생하고, 또 그만큼의 서비스가 죽어가고 있는 잔인하고 무서운 생태계가 다름 아닌 ‘인터넷’이라는 공간이다. 우리 기억속에도 많은 서비스들이 있었고, 이름도 듣지 못했던 서비스들이 이 시간에도 운영되고 있으니, 현대인들은 어쩌면 정보의 홍수 속에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최근 인터넷에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서비스들의 면면을 살펴보자면 그 중 상당수가 ‘소셜 미디어’ 라는 타이틀을 붙여 놓고 있다. 이미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들이 있는가 하면, 세계적으로는 많이 사용하지만 국내에서 아는 사람들이 없는 ‘리빙소셜’, ‘링크드인’ 같은 서비스도 있다.

 

  한 때 세계 최고의 소셜 미디어 서비스였던 ‘마이스페이스’는 이미 끝이 없는 몰락의 길에 접어 들어 그 생명이 다하는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그 상황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소셜 네트워크의 원조격이었던 동창생을 찾는 서비스가 있었으나, 그 서비스가 어떤 최후를 맞이하였는지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소셜 네트워크의 성공적 사례로 세계적인 인터넷 서비스들의 벤치마킹 대상까지 되었던 ‘싸이월드’는 사용자가 급격히 줄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사건까지 격으며 수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내 1, 2위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네이버와 다음은 경쟁적으로 ‘미투데이’와 ‘요즘’ 같은 새로운 소셜 서비스들을 오픈했고, 90년대 인터넷 붐을 이끌었었던 벤처 1세대들이 다시 업계로 돌아와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들을 하나 씩 추가하고 있지만, 그 내용들은 역시 대부분 소셜 미디어 서비스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새롭고 재미있는 소셜 미디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사용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에 대한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사용자들이 피로감을 느끼면서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뉴스도 들려온다. 특히, 그 줄어드는 연령대가 소셜 미디어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20대 미만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소셜 미디어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견하는 기사들도 많았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가 없어지거나 유행처럼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를 모두 사용하는 한 사람이 블로그는 보고서를 쓰는 기분으로, 페이스북은 펼쳐 놓은 일기장처럼, 트위터는 책상 위 포스트잇같이 쓴다고 표현하는 것을 들었다.

 

  친구들과 또는 인터넷이라는 미지의 공간에서 상호 정보를 공유하고 노하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소셜 네트워크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임에는 틀림없다. 어떤 인류학자는 “문제에 대한 해결 노하우는 내가 누구를 알고 있느냐이다”라고 말했으며, 어느 책은 불, 전기, 원자력 이후 인류 문명의 네번째 동력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기록하기도 했다.

 

  교회의 선교와 친교 문화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변화해 나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소셜 미디어가 다른 어떤 인터넷 서비스들처럼 잠시의 유행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같다.

 

  최근 서비스들은 굳이 가입 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다. 간단하게 다른 소셜 미디어 로그인 정보를 입력하면 가입 절차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구글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아이디를 입력하고 허용 절차만 거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이야기를 언급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핵심되는 하나의 서비스만 접속해서 관리하면 연결된 여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글을 올릴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다. 필자도 최근 나온 구글 플러스라는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주로 쓰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연동시켜 놓았다.

 

  안타까운 점은 위에 이런 서비스들이 대부분 외국에서 제공된다는 것이다. 아직 국내업체들은 개인 정보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어서 가입에 대한 까다로움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다른 서비스와 우리회서 서비스를 연동하게 되면 그 회원이나 정보를 상대편 회사에 빼앗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모든 정보는 자기 회사가 가지고 서비스해야 한다는 국수적인 기업 정신이 우리나라의 IT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혹자는 한국의 IT 문화를 갈라파고스에 비교하기도 했다. 한 때 세계 최고의 IT 강국으로 꼽혔던 우리나라가 그 위상을 되찾고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패권도 차지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굳이 모든 서비스를 평정하지 않더라도 다른 서비스들과 함께 갈 수 있는 노력만 기울여도 좋겠다.

 

  소셜 미디어 서비스도 결국 사람이 쓰는 것이다. 수 많은 서비스나 새로운 기술에 무조건 겁을 내거나 반대로 그것들을 다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지 말고, 그 자체를 즐기면서 하나라도 나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네트워크 세상에서 현명한 사용자가 되는 법이 아닐까.

 

 

김동석 (@daroo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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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니엘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