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IT수다2009. 6. 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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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Twitter 가입을 하시더니, 아침 회의시간에 또 Twitter 언급을 하시는 우리 본부장님을 위해…

모바일 통신 여덟번째 이야기는 지금 우리 인터넷에 불고 있는 Twitter 광풍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희한하에 신토불이가 강한 우리나라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 얼마전부터 희한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물 건너온 SNS '트위터(Twitter.com)'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토시나 미투데이 같은 ' 마이크로 블로그' 혹은 '소셜 메시징 서비스'로 알려진 트위터는

인터넷 세대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제공하는 이색적인 서비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얼핏 보면 블로그 같지만, 한 번에 140자까지만 글을 올릴 수 있고,

구독(Follow)해 놓은 친구(?)가 새로운 내용을 업데이트 할 때마다 바로 바로 알려 주기 때문에

마치 메신저를 하듯 다른 사용자와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지요.

미국 오바마 대통령, 데미 무어 등 정재계의 유명 인사는 물론 헐리우드 스타까지 참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과거의 블로그가 정적이고 다소 진지한 서비스였다면,

트위터는 동적이고 가벼운 서비스라 할 수 있겠네요.

간단히 개설해서 하고 싶은 말을 재잘거리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점은 다국어 지원이 미비하다는 점.

현재 영어와 일본어만 지원하고,

한글로 글을 작성할 수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한글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용자에게는 생소하고 다가가기 어려웠었 답니다.

영문 서비스에 익숙한 몇몇 얼리 어답터와 해외 유학생들 사이에서 조금씩 사용되고 있었을 뿐이고요.

적어도 김연아 선수가 트위터에 가입하기 전까진 그랬었습니다. ^^~~~

 

 <김연아의 Twitter>

 

올해 5월 들어, 피겨 퀸 김연아 선수가 트위터에 가입했다는 인터넷 뉴스를 통해,

최근 트위터에 한국인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현재 12,358명의 트위터 사용자가 김연아 선수의 트위터(twitter.com/yunaaaa) follow하고 있답니다.

물론 저도 그 중 한 명이고요.

김연아 선수가 트위터 배경 화면을 바꾸거나, "피곤해"라고 던지는 한마디에도 열화와 같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ㅋㅋㅋ~

 

<찬진 사장의 Twitter>

 

일찌감치 트위터에 자리를 잡은 이찬진 대표의 트위터(twitter.com/chanjin) 구독자 수가

2700명 선에서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인기입니다.

~ 김연아와 찬진 사장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습긴 하지만요.

'듣보잡' 해외 인터넷 서비스가 김연아 선수 덕분에 엄청난 한국인 사용자를 확보하게 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트위터 바람은 수치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트위터 방문자 수가 올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군요.

5 2주 기준, 주간 방문자 수는 32,000여명으로 지난 1 1주의 6,000여 명에서 430% 이상 증가했습니다.

주간 방문자 1천만 명 이상의 네이버 블로그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비하면 하찮은 수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유사한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 중에서는 독보적인 증가세입니다.

더구나 토종 서비스가 아닌 해외 영문 인터넷 서비스라는 점에서 트위터의 상승세는 매우 이례적이지요.

지난 달 국내 철수를 선언한 MySpace  Facebook 같은 서비스들의 국내 공략에 실패한 것을 보면

트위터의 성공은 더 빛나는 성과일 것 입니다.

 

개인적으로 트위터의 인기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긴 합니다.

솔직히 '김연아'라는 반짝 효과일 뿐, 국내 인터넷 시장의 특성에 맞지 않은 해외 서비스일 뿐이라는 생각하고 있지요.

하지만, 좀 더 냉정하게 보자면, 비록 트위터가 다른 국내 서비스에 그 역할을 넘겨줄 수는 있어도

트위터가 일으킨 바람은 작은 소용돌이로 그치지 않고 커다란 흐름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조금은 있습니다.

 

그런 기대의 배경은 세 가지 입니다.

 

첫번째 이유는, 인터넷 서비스의 글로벌화에 있습니다.

 

국내 인터넷 서비스가 인터넷2.0의 변화에 부응하지 않고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내수 시장에만 치중하는 사이,

새로운 변화에 갈증을 느낀 국내 사용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고 있지요.

IT 업계의 특성상 영미권 기술 트랜드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른 것도 이유겠지만,

세계적인 글로벌화 추세에 따라 해외 서비스에 대한 이질감과 진입 장벽이 과거에 비해 낮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솔직히 우리 사용자들의 문화적 사대주의도 한 몫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지요.

 

게다가 근래 한국 IT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한국어를 공식, 비공식적으로 지원하는 해외 인터넷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조금만 살펴보면, 토종 서비스에 비해 가격과 용량, 성능이 월등한 해외 서비스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약간의 낯섦과 언어의 장벽만 극복한다면, 굳이 토종 서비스만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이유야 어쨌든 간에 진중권 교수가 최근 다음 블로그에서 구글의 Blogspot 으로 갈아타기를 한 것도 좋은 예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둘째는, 디지털 컨버젼스에 근거를 두고 싶습니다.

 

국내 인터넷 서비스 시장은 뛰어난 네트워크 인프라 덕분에 PC 중심으로 발달해 왔지만,

최근 해외 기술 트랜드는 휴대폰, 넷북, 클라우드 컴퓨팅 등 PC 중심에서 벗어나 모바일 인터넷의 활용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트위터 사용자의 상당수가 휴대폰이나 아이폰을 이용해 트위터를 즐기는 것을 보면,

트위터는 PC 못지않게 모바일에 최적화된 인터넷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저도 역시 IPod에서 Twitterrific 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종종 밖에서 트위터를 보고 있습니다.

다른 우리나라 서비스처럼 적어도 트위터를 이용하는 데 있어 PC는 필수적인 수단이 아니란 말씀이지요.

세계 최고의 휴대폰 보급률을 자랑하는 국내 이통 시장을 고려할 때,

트위터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는 모바일 킬러앱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겠지요?

 

세번 째는 패러다임 변화를 꼽고 싶습니다.

 

지난 2006년 시작된 인터넷2.0 열풍에 힘입어, 해외에서는 인터넷을 새롭게 정의하고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서버-클라이언트 중심의 도식화된 인터넷에서 벗어나

보다 체계화되고 자유로운 활용이 가능한 인터넷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결실을 이루고 있습니다.

혹자는 인터넷3.0 이라고도 부르는 시멘틱 인터넷이 인터넷의 구조화와 체계화, 기계화(서버화)를 부추기고 있는 한 가지일 것 입니다.

다른 한 편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유비쿼터스와 같이 인터넷을 사회간접자본과 같은 공유재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구체화되고 있기도 하구요.

 

뭐 인터넷 3.0 이라고 별거 있나요.

따로 떨어진 서비스나 기능이 아닌 다양한 인프라와 요소들을 합치거나 분산하여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게 한다는 개념에 불과하지만,

그간의 정적인 인터넷에서 동적인 인터넷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 실시간 인터넷의 등장이 트위터 같은 녀석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제 나름대로의 분석입니다.

 

트위터는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실시간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시간 인터넷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한 인터넷 서비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에서 제공되는 구글 맵스(Google Maps) 같은 위치 기반 서비스,

모바일 실시간 게임 등이 바로 실시간 인터넷의 초기 구현 단계입니다.

 

실시간 인터넷 환경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우리 MB님께 가장 부족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에 있습니다.

블로그가 개방과 공유를 내걸며 개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지만, 소통에서는 수동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과는 별개로 누군가가 링크와 댓글을 달거나 트백백을 걸지 않으면, 소통은 이뤄지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트위터는 글을 쓰는(update) 행위 그 자체가 소통이 되어 버립니다.

단순히 140자의 짧은 글은 트위터에 전송됨과 동시에 자신의 구독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글을 쓴다는 개념보다 인터넷 메신저처럼 대화라는 개념이 강하기 때문에

타인의 트위터 글에 대한 댓글을 달거나 전달하는 행위 자체가 다시 소통이 되어 회자되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관점에서 본다면, 신문의 시대 이전인 18세기 유럽의 커피하우스가 온라인으로 부활한 느낌이랄까… ^^

 

트위터는 이러한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소통의 장을 제공함과 동시에

PC를 물론 모바일에 이르는 다양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API 개방을 통해 사진 링크, 단축 URL 제공 등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관련 서비스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구글과 같은 트위터스피어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트위터 역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긴 합니다.]

폭발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광고나 프로모션 등 변변한 수익 모델 하나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 온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짜 서비스도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구글이나 MS 같은 거대 그룹이 인수해 주지 않는다면, 당장 내일 아침 트위터 서버가 멈춘다 해도 이상할 것 없지요.

 

게다가 영어 문화권에서야 '마이크로 블로그 = 트위터'로 통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낯설기만 합니다.

얼마 전, 네이버가 인수한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 미투데이나 플레이톡, SKT의 토씨 등

토종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가 머지않아 트위터를 대신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인터넷의 글로벌화가 진행되더라도 여전히 다수 대중은 친숙한 토종 서비스에 안주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트위터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아니라,

트위터가 보여주고 있는 실시간 인터넷의 미래상을 얼마나 적절히 받아들이고 소화할 것인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그것이 트위터든, 국산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든 끊임없이 진화하는 인터넷 환경을 따라잡지 못하고 신토불이만을 고집한다면,

우리가 주장하는 'IT 강국 코리아'는 그저 정통부의 꿈으로만 남지 않을까요???

 

그리고,

우리 온맘은 이런 시장의 흐름과 패러다임의 대세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야 할지,

어떤 행보를 걸어야 할지…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숙제만 던지고 마네요. ^^

좀 더 고민하고 고민해 답을 찾아 낼 수 있는 내공을 쌓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마 우리 사장님이 말씀하시는 천재가 바로 그런 분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면서 좋은 해답이 떠오르시는 분이 있다면…

당신이 바로 천재입니다. ㅋㅋㅋ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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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니엘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