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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IT수다2012. 7. 3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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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 가을 OO 일보에 기고한 연재를 재구성하여 개제하였습니다.

 

  지난해 12월 북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40년이 넘는 벤 알리의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작은 시위가 시작되었다. 그 작고 평범한 시위가 이집트, 예멘을 넘어 리비아에까지 민주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굳건할 것처럼 보였던 그 나라들의 오래된 정권을 일순간에 무너뜨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가 잘 아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있었다.

 

  사실 튀니지라는 나라에서 시위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그 사건이 2011년 세상을 뒤흔들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시위에 대응하는 알리 정권의 무자비한 탄압과 그 정권이 그동안 벌여온 온갖 악행들이 하나 둘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고, 유튜브(Youtube)에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그 내용들이 트위터를 통해 리트윗(Retweet)되면서 순식간에 전 세계 네티즌들은 튀니지의 민주 항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튀니지의 지식인들은 물론, 고등학생, 대학생들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곳으로 집결하고 그 세를 몰아 정부군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결국 튀니지의 군과 경찰도 시민과 하나가 되어 알리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는데 성공했다. 사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민주화의 결정판은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사건이다. 무바라크는 이웃나라 튀니지의 혁명을 보고 신속하게 인터넷을 통제하고 국민들이 소셜네트워크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방송을 통제하고 통신망을 제어하면서 혹시나 자신을 비방하는 세력들의 집결을 막아보려 했지만, 한 번 일어난 민주화의 물결은 이미 사람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 위성 통신 휴대폰을 이용하여 소셜네트워크에 상황을 알리고, 이제는 보기도 힘든 모뎀(MODEM)을 가지고 페이스북에 접속하여 민중을 집결시키고자 했었던 이집트 시민들의 의지는 결국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독재정권을 허물고야 말았다.

 

  지금 예멘과 리비아도 결국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은 ‘소셜’의 힘이 결코 누군가 제어하고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의 흐름과 같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중국의 경우도 중국 공산당이 철저하게 소셜네트워크를 통제하고 서비스를 못하게 하고 있지만, 우회적인 방법으로 수많은 중국인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도 웨이보와 같은 새로운 소셜네트워크가 만들어져 그들만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북한은 어떨까. 며칠 전 김일성의 손자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북한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풍자한 일이 우리나라 뉴스에 크게 보도되었다. 그 뉴스 때문에 그의 소셜네트워크 아이디는 모두 폐쇄되어 버리기는 했지만, 쟈스민의 향기가 어느새 북에도 퍼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일설에 의하면 이미 북한 휴대폰 가입자가 60만 명에 달하고, 국경 부근에서는 북한의 휴대폰이 아닌 중국이나 러시아의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미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체제에 대한 불만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북한의 민주화를 맞이하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북한에서 휴대폰 서비스를 하고 있는 회사가 이집트의 오라스콤이라는 것이 괜한 우연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나만의 억측일까? 오라스콤에서도 북한의 휴대폰 가입자를 연내 1백만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니, 머지않아 북한 젊은이들과도 자유롭게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동석 (@daroo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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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니엘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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