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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것들2009. 12. 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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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란 무엇인가?

전세계적으로 석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품목 커피. 커피는 현대인에게 기호 식품을 넘어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정도의 필수 상품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오는 것일까? 바야흐로 커피의 전성시대. 이제 한번 쯤은 커피의 정체가 무엇인지 돌아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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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커피가 무엇인지 정의를 내려보자. 커피란 무엇인가? 아마도 관점에 따라서 수많은 대답이 가능할 것이다. 식물학적으로 커피는 꼭두서닛과 커피나무의 열매라고 말할 수 있겠고 식품학적으로 보면 바로 이 식물의 열매 속에 들어있는 씨를 볶은 후 갈아서 뜨거운 물로 걸러 낸 음료라고 말할 수 있겠다. 과학적으로 보면 카페인 음료, 사회학적으로 보면 소비 시대를 이끄는 라이프 스타일 음료. 역사학적으로 보면 서양 제국들의 식민 통치를 통해 퍼져나간 음료. 등등. 무한한 나름대로의 정의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처럼 커피의 정의가 다양해서 인지 오히려 우리는 커피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커피는 어쨌거나 우리가 마시는 음료, 즉 음식이다. 이것이 커피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점을 주목하면서 커피에 대해서 보다 알기 쉽게 접근해 보고자 한다. 

커피의 종자

커피의 종자는 크게 아라비카(Arabica)종과 로부스타(Robusta)종으로 나눌 수 있다. 리베리아종을 추가하여 세가지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으나 현재에 와서 리베리아종의 존재감이 의미가 없어져 여기선 그냥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두가지로 나누겠다.  전세계 커피수확량의 약 75%정도가 아라비카종이며 나머지 약 25%정도의 로브스타종이 차지하고 있다. 아라비카종의 원산지가 바로 커피의 원산지라 알려진 아프리카 이디오피아다. 반면 로부스타종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콩고. 아라비카종과 로브스타종을 유전자적인 측면에서 비교하면 아라비카종은 자가수정이 가능한 반면 로브스타종은 곤충을 통해서만 수정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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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카종(Arabica)


흔히들 적도를 기준으로 북위, 남위 25도 사이의 아열대 기후 지역을 커피가 생산되는 커피벨트라 부른다. 특히 아라비카종은 까다로운 재배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왜냐하면 병충해에 약하고 섭씨 5도 이하 지역이나 30도 이상의 고온지역에서는 경작이 불가능하며 토양에 따라 수확량이나 커피 맛에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라비카종의 필수 재배 조건으로 20도에서 25도 사이의 기온, 년간 1,200mm~2,000mm 의 강우량이 필요하다고 알려져있지만, 사실 더욱 중요한 것은 강우량에 걸맞는 토양의 환경이다. 무슨 말이냐면 비가 오는 만큼 그 비를 적절하게 흡수해서 걸러낼 수 있는 땅의 조건이 더욱 중요하다. 아무리 비가 많더라도 땅이 비를 받쳐주지 못하면 커피를 경작할 수 없다. 또한 기온 조건의 이면에는 서리가 절대 없어야 한다는 절대 기준이 숨어있다. 아무리 따뜻한 지역이라도 밤 사이 서리가 내릴 수 있는 지역이면 커피는 냉해를 입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라비카종 커피는 재배 조건의 제약이 많은 커피라는 단점이 있지만 원산지별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이 살아있는 개성이 있기 때문에 커피 상품으로의 가치가 높아 전세계적으로 애용되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한국은 세계에서 11 번째로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커피 소비 대국이지만 이러한 아라비카종 커피 시장은 불모지와 다름없고 대부분 로부스타종 커피를 소비하고 있다. 최근 10 년 사이에 에스프레소 전문점(스타벅스, 커피빈..)이나 원두커피 전문점이 대중화 되면서야 비로소 아라비카종 커피에 대한 존재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로부스타종(Robusta)

로브스타종은 로부스타(Robusta)란 이름 자체가 강하다는 뜻인 만큼 병충해에 강한 내성을 지니고 있으며 고온에서도 비교적 잘 견디며 재배토양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비교적 높은 해발 고도(900~2000m)의 고산지대에서는 자라는 아라비카종과 달리 이들 로부스타는 500m이내 지역에서도 재배가 된다. 그러니까 로부스타종은 그냥 냅둬도 알아서 잘 자라는 종자인 것이다. 그러나 로부스타종은 맛이 쓰고 향이 없어 커피로서의 상품적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상품적 가치가 적다보니까 로부스타종 커피는 가격이 싸다. 그렇다보니 로부스타종은 대부분이 인스턴트 커피 제조에 사용된다. 인스턴트 커피의 생산 및 소비 대국인 한국이 그렇기때문에 아라비카종 보다 로부스타가종 소비가 많은 이유이다. 

커피 소비의 다양화

커피 문화 선진국이라 알려진 유럽이나 일본과 같은 나라에서는 개성없고 카페인 함량이 많은 인스턴트커피 보다는 커피 향과 맛이 뛰어난 아라비카 원두커피를 선호한다. 한국은 인스턴트 커피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국가(인스턴트커피 소비가 전체 커피 시장의 85% 이상)가 되었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다양한 커피 소비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생활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해외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다양한 커피 문화에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고급 원두 커피 시장에 대한 정보들이 노출되면서 최근엔 아라비카 커피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한국은 이러한 이유로 아라비카 커피 신흥 시장으로서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최근 다국적 커피 회사들이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때에 커피 문화 발전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과 커피 소비 패턴의 변화가 생긴다면 한국도 가까운 미래엔 커피 시장의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 생각한다. 올바른 커피 문화 정착을 위해 커피산업에 종사하시는 분, 커피 맛을 찾는 커피 애호가와 매니아분들, 커피를 좋아하는 많은 소비자분들 등 모두가 함께 노력할 때다.
 

글: 소보로 / 사진: 박보하


원문보기 : 전광수커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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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니엘선장



맛난 것들2009. 12. 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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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어원에 대해선 많은 설들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커피의 원산지라 알려진 이디오피아  카파(kaffa)와 이슬람 문명권인 아라비아 반도에서 유래한 카화(quwwa)가 있다. 물론 우리가 커피라고 부르는 '그 것'은 영미권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참고로 이태리에선 카페(caffe), 독일은
 (카페)kaffee, 그리고 프랑스에선 캬페(café)다. 그러니깐 우리가 흔히 '카페'에서 만나자고 할때 공간적 의미의 '카페'는 사실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에서 유래한 말이고 이 점은 한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카페'를 커피를 넘어선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그럼 조선말 고종때 커피가 처음 한반도를 찾았을 때를 상상해보자.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이다. 서양의 차(茶), 커피는 당시 조선인들에겐 무슨 사약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밀려들어오는 서양 제국 열강 세력에 덧붙여 들어온 근대화 문명의 상징 커피.

그렇다면 중국과 일본에서는 커피를 무엇이라 불렀을까?  우리보다 먼저 커피를 마시기 이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한자를 공유하는 한자 문명권이다. 중국과 일본 중 어느 나라에서 먼저 사용한 말인지 모르겠지만(아마도 중국으로 추정) '커피'란 말보다는 '카페'가 먼저 들어왔고 이를 중국어로 표음한 것이 바로 가배(珈琲 라고 한자로 표기하고 발음은 '카페'라고 했을 것임)다. 

네덜란드를 통해 커피를 받아들였던 일본은 네덜란드식 발음에 충실하여 커피를 '코히'라고 불렀다. 하지만 한자문명권인 일본에서도 珈琲란 한자어를 즐겨사용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어느 나라나 커피의 유래를 따져보면 항상 왕과 관계가 깊다는 것인데 '가배'란 한자를 잘 보면 임금 王자가 변으로 들어가고 있는 점이다. 고종황제가 커피를 처음 시음했다는 기록을 상기해본다면 재밌는 신조 한자다. 아마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커피 도입 과정에서 왕(또는 최고권력자)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도 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도 간간히 '가배'란 단어를 사용하곤 했었는데 워낙에 한자 배척과 왜색이 있다는 이유로 어느덧 '가배'는 사라지고 '카페'와 '커피' 그리고 지금은 '에스프레소'가 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런데 말이 나왔으니 첨언한다면 왜 우리는 한자를 중국 것이라고만 생각할까? 물론 한자가 태동하고 발전시킨 저작권자가 중국이긴 하지만 과거 동아시아 문명권의 역사 축에서 생각할때 과연 중국인들이 온전히 100% 한자를 만들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언어는 벽을 쌓고 독립적으로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유럽을 예를들면 알파벳을 공유하지 않나? 같은 라틴어에 뿌리를 두고 각자 언어로 발전했다. 그렇다고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알파벳을 차용한다고 자국의 문화에 자부심을 못느끼지는 않는 것이다. 이처럼 한자 또는 한자어에 대한 한국인(사실 우린 한글보다 한자를 몇백배 오래 사용했고 문자는 사유를 지배한다.)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우리도 한자를 발전시키는데 조상들이 한 몫을 크게 했다는 것이다. 뭐 제가 한자나 언어학 전문가는 아니니까 논의는 이쯤에서 접어두기로 하고. 다시 가배얘기.

이렇게 구구절절 한자 문명까지 들먹이면서 '가배'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가배점'이란 생소한 단어를 들이밀며 새로운 커피를 선보이는 로스터리 카페나 핸드드립 카페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한자어를 쓰는 것이 반드시 왜색을 좇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일본에서 발달한 핸드드립 커피 추출 방식을 사용하곤 있지만 이들이 전부 일본풍은 아닌 것이다.  분명 우리 나름대로 커피를 해석한 뭔가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는 특유의 '다도 문화' 범주에서 서양차, 즉 커피를 받아들였고 그 과정에서 다도의 형식을 커피에 과도하게 부여하면서 핸드드립 문화가 더욱 발달했다고 생각하지만([모든 요일의 카페]저자 이명석씨도 이처럼 생각한 것을 보면 거의 맞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최근 커피를 직접 볶아 판매하는 이른바 로스터리카페가 늘어나면서 우리 나름대로의 핸드드립 추출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어차피 외국에서 들어온 커피, 반드시 미국이나 이태리 스타일의 커피 추출은 정답이고 핸드드립은 일본식이라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전 지구인들이 즐겨마시는 커피를 각자 기호에 맞게 찾아서 마시면 되지 않을까? 잠깐 원래는 방명록에 올라온 '가배'란 단어의 뜻에 대한 답변을 하다가 아예 마음 먹고 포스팅을 했던 것인데 어째 논의가 주장이 됐다.

원문보기 :
전광수커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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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니엘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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