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kaffee, 그리고 프랑스에선 캬페(café)다. 그러니깐 우리가 흔히 '카페'에서 만나자고 할때 공간적 의미의 '카페'는 사실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에서 유래한 말이고 이 점은 한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카페'를 커피를 넘어선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그럼 조선말 고종때 커피가 처음 한반도를 찾았을 때를 상상해보자.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이다. 서양의 차(茶), 커피는 당시 조선인들에겐 무슨 사약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밀려들어오는 서양 제국 열강 세력에 덧붙여 들어온 근대화 문명의 상징 커피.
네덜란드를 통해 커피를 받아들였던 일본은 네덜란드식 발음에 충실하여 커피를 '코히'라고 불렀다. 하지만 한자문명권인 일본에서도 珈琲란 한자어를 즐겨사용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어느 나라나 커피의 유래를 따져보면 항상 왕과 관계가 깊다는 것인데 '가배'란 한자를 잘 보면 임금 王자가 변으로 들어가고 있는 점이다. 고종황제가 커피를 처음 시음했다는 기록을 상기해본다면 재밌는 신조 한자다. 아마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커피 도입 과정에서 왕(또는 최고권력자)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도 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도 간간히 '가배'란 단어를 사용하곤 했었는데 워낙에 한자 배척과 왜색이 있다는 이유로 어느덧 '가배'는 사라지고 '카페'와 '커피' 그리고 지금은 '에스프레소'가 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런데 말이 나왔으니 첨언한다면 왜 우리는 한자를 중국 것이라고만 생각할까? 물론 한자가 태동하고 발전시킨 저작권자가 중국이긴 하지만 과거 동아시아 문명권의 역사 축에서 생각할때 과연 중국인들이 온전히 100% 한자를 만들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언어는 벽을 쌓고 독립적으로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유럽을 예를들면 알파벳을 공유하지 않나? 같은 라틴어에 뿌리를 두고 각자 언어로 발전했다. 그렇다고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알파벳을 차용한다고 자국의 문화에 자부심을 못느끼지는 않는 것이다. 이처럼 한자 또는 한자어에 대한 한국인(사실 우린 한글보다 한자를 몇백배 오래 사용했고 문자는 사유를 지배한다.)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우리도 한자를 발전시키는데 조상들이 한 몫을 크게 했다는 것이다. 뭐 제가 한자나 언어학 전문가는 아니니까 논의는 이쯤에서 접어두기로 하고. 다시 가배얘기.
원문보기 : 전광수커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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